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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에 반기 든 짠돌이 청년들

최종수정 2017.10.09 08:00기사입력 2017.10.09 08:00

욜로(YOLO) 밀어낸 짠돌이·짠순이 열풍·연예계 대표 짠돌이 김생민 ‘한몫’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직장인 A(28·여)씨는 요즘 이자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예금 상품을 찾는 데 분주하다.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기 위해 저축은행 문도 두드려 보려 알아보는 중이다. A씨는 “5년 간 악착같이 일하며 6000만원을 모았다”며 “제1금융권인 은행보다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1%포인트 이상 더 주니 저축은행에 돈을 넣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B(31)씨는 최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만들어 비상금을 넣어뒀다. 그는 “가입한 CMA 계좌 이자가 최대 2.1%나 된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매일매일 들어오는 이자에 기분이 좋다”고 했다.

C(30)씨는 운동하면서 돈 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덕분에 살맛이 난다. 100걸음에 1원씩 주지만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앱을 켜고 걷기를 하고 있다. C씨는 “걷기가 돈 안 드는 운동에서 이제는 돈 버는 운동이 됐다”며 흡족해 했다.

◆욜로 밀어낸 짠돌이·짠순이 열풍
한 번 사는 인생 즐기면서 살자는 뜻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에 반기를 들고 ‘짠돌이’를 자처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짠돌이·짠순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티끌모아 부자 되자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열풍까지 불고 있다.

짠테크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새 욜로 열풍과 멍청비용(부주의로 인한 소비), 홧김비용(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소비하는 비용) 등 새로운 소비행태에 의해 밀려 났다.
사진=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캡처

◆연예계 대표 짠돌이 김생민 ‘한몫’
그러다 느닷없이 짠테크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여기엔 개그맨 김생민(45)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저축은 공기와 같은 것’, ‘커피를 마시지 말고 면수(국수 삶은 물)를 마셔라’, ‘샴푸 값이 많이 드는 긴 머리는 잘라라’, ‘껌과 커피는 누가 사줄 때 먹는 것.’

모두 ‘생민하다’라는 신조어에 담긴 뜻이다. 생민하다는 개그맨 김생민과 ‘-하다’가 합쳐진 말로 연예계 대표 짠돌이로 알려진 김씨가 팟캐스트(인터넷방송)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한 짠테크 조언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신청자가 한 달 간 소비한 영수증을 첨부해 보내면 김씨가 불필요한 소비에는 가차 없이 ‘스튜핏(Stupid)’을 날리고, 돈 모으는 처방을 내리는 일대일 경제고민 상담 방송이다.

김생민은 다시 분 짠테크 열풍에 힘입어 데뷔 25년 만에 제1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방송 시작 석 달 만에 전체 1위로 올라섰다. 구독자도 4만7100여명(10월8일 기준)을 돌파했다. 팬카페도 생겼는데, 회원 수가 2만5900여명에 달한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지상파에서 전파를 타기도 했다.
김생민의 영수증 / 사진=KBS 제공

팬카페에선 ‘오늘도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인터넷쇼핑몰에서 나도 모르게 옷을 샀다’며 자책하는 고해성사 글이 끝없이 올라오고 있다. 카페 회원들끼리 ‘스튜핏’ 한 소비는 반성하고, 그레잇(Great·잘)한 소비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절심함’을 갖자는 위로도 주고받고 있다.
김생민의 영수증 / 사진=KBS 제공

김생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절약하는 습관의 원동력으로 절실함을 들며 이렇게 말했다. “절실함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에서 나왔다. 1992년도, 대학교 1학년 때 우리 가족은 집이 없었다. 집이 사고 싶어서 앞만 보고 달렸다. 진짜 알뜰하게 생활했다. 2002년 월드컵 때까지 진짜 아끼고 살았다. 그때 아버지랑 같이 집을 샀는데, 그때 마침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일이 생겼다. 그 이후로 아버지까지 챙기려고 저축을 했다. 그 이후엔 결혼을 하자마자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고, 애기들을 위해서 저축을 했는데 오늘날 지금의 내가 됐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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