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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막힌 중도금…안전지대 강남도 쩔쩔

최종수정 2017.02.22 15:01기사입력 2017.02.22 11:22

작년 하반기 분양 8곳 중 3곳 대출은행 못 구해
제2금융권서 찾기도 어려워

▲ 지난해 10월 분양한 '고덕그라시움'은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1차 중도금 납부일을 연기했다. 사진은 고덕그라시움 견본주택 현장.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최대 안전지대로 꼽히는 강남권도 '중도금 대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후 중도금 집단 대출을 구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아파트 사업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예외 지역으로 분류됐던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마저 시중은행과 중도금 집단 대출 계약을 맺지 못해 제2금융권으로 속속 넘어가고 있다. 집단 대출은행을 구하지 못해 분양 당첨자가 직접 개인신용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초유의 일도 발생했다.

22일 아시아경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분양한 8개 사업장 중 3곳이 시중은행과 중도금 집단 대출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송파구에서 분양한 A사업장의 경우 전용 84㎡ 14층 이하는 시중은행과 중도금 집단 대출 계약을 맺었지만 15층 이상은 제2금융과 대출계약을 맺었다. 15층 이상의 총 분양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기준인 9억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이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분양가 총액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대출 보증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며 집단 대출에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A사업장 분양대행 관계자는 "계약한지 5일도 채 안돼서 100% 완판됐지만 대출은행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결국 일부의 경우 제2금융권으로 구하긴 했는데 이 마저도 건설사의 신용을 보증해 받은 것이라 부담스러운 상황"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초구에서 분양한 B사업장도 아직 중도금 대출 은행을 선정하지 못했다. B사업장의 경우 면적대와 관계없이 총 분양가가 모두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다. B사업장 관계자는 "아직 은행권과 협의 중"이라면서도 "사실 9억원이 넘는 단지기 때문에 계약자가 개인적으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금융에서 마저 중도금 집단 대출을 받지 못해 건설사를 보증으로 개인신용대출을 선택한 곳도 나왔다. 1차 중도금 납부시기를 연기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 2단지)'이 여기에 해당된다. 총 50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다보니 집단대출로 진행될 경우 총 대출 규모가 커진다는 이유로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마저 대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업장은 조합원 분양의 경우 제2금융권대출 일부와 개인 신용대출로 중도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개인별 중도금 대출의 최대 한도는 5000만원이다. 5000만원을 넘는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돈을 구해야 한다.

이미 1차 중도금 납부를 했거나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한 나머지 5개 사업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5개 사업장 중 정상적으로 은행과 집단대출 계약을 맺은 곳은 3곳에 그쳤다. 나머지 2곳은 계약자가 개인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1차 중도금을 납부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이제는 강남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업이 잘되던 시절은 지났다"며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 등 자금조달 관련해서 조합과 시공사간 이견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대출규제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분양성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입장에서도 바뀐 대출환경을 고려해 중도금 대출, 자금상환계획을 보다 면밀하게 세워서 청약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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