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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변호사의 조세소송]조세는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야 한다(principle of no taxation without law)-25

최종수정 2018.02.07 14:34기사입력 2015.09.30 07:03

'리베이트'에 따른 지출은 세법 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박흥수 변호사의 조세소송]조세는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야 한다(principle of no taxation without law)-25


추석, 설날 같은 명절, 그게 아니더라도 가끔 과식으로 인하여 소화제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거나 감기몸살 증상으로 약을 구매하기 위하여 약국에 가서 특정 약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약사는 “그 약보다 이 약이 더 잘 들어요.” 라거나 “그 약이나 이 약이나 성분은 똑같아요.”라고 하면서 다른 약을 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한 경우에 TV CF에서 본 그 약 아니면 안되니 반드시 그 약을 달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약사들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약이 아닌 다른 약을 권유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약회사들이 약국에 지급하는 ‘의약품 매출실적에 따른 사례금’도 그 이유인 경우도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하게 하는 판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갑회사가 ①약국 등 소매상에게 의약품 매출실적에 따른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 ② 제약회사에 의약품의 안정적 조달, 종합병원의 구매계약 입찰 참가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손금으로 인정되면 법인세 과세표준이 감소하므로 법인세도 감소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9조 제1항은 “손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환급, 잉여금의 처분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을 제외하고 당해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비의 금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손비는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달리 정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이거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위 구법인세법제19조제2항에서말하는 ‘일반적으로용인되는통상적인비용’이라함은납세의무자와같은종류의사업을영위하는다른법인도동일한상황아래에서는지출하였을것으로인정되는비용을의미하고, 그러한비용에해당하는지여부는지출의경위와목적, 그형태?액수?효과등을종합적으로고려하여판단하여야하는데, 특별한사정이없는한사회질서에위반하여지출된비용은여기에서제외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두12422 판결 참조)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여기서 주목하여야 할 대목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은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비용’이 아니므로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갑 회사가 ① 약국 등 소매상에게 의약품 매출실적에 따른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 ② 제약회사에 의약품의 안정적 조달, 종합병원의 구매계약 입찰 참가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일까요?

[박흥수 변호사의 조세소송]조세는 반드시 법률에 의하여야 한다(principle of no taxation without law)-25
이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는, 의약품 도매상이 약국 등 개설자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것이 약사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금지된 행위가 아니라고 하여 곧바로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것이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러한 지출을 허용하는 경우 야기되는 부작용, 그리고 국민의 보건과 직결되는 의약품의 공정한 유통과 거래에 미칠 영향, 이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정도, 규제의 필요성과 향후 법령상 금지될 가능성, 상관행과 선량한 풍속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두7608 판결)면서 그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갑 회사가 ① 약국 등 소매상에게 의약품 매출실적에 따른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 ② 제약회사에 의약품의 안정적 조달, 종합병원의 구매계약 입찰 참가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을 각각 구별하여 판단하였는데,

①약국 등 소매상에게 의약품 매출실적에 따른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은 설령 '리베이트'가 업계 관행이고, 법규에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사회 질서에 위반해 지출된 것이므로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②제약회사에 의약품의 안정적 조달, 종합병원의 구매계약 입찰 참가 편의 제공 등을 위한 사례금으로 지급한 비용은 종합병원 납품에 있어 제약사의 협력을 얻기 위해 지급된 사례금으로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범위의 판매 부대 비용이라는 취지로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생각건대 대법원이 리베이트 비용에 대해 구체적인 과세 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므로 제약업체를 대상으로 한 이 소송은 건설이나 운송 등 리베이트가 문제되는 다른 업계 분쟁에도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입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의약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갑 회사가 사례금을 지급한 대상이 약국 등 소매상이냐 아니면 제약회사 내지 종합병원이냐에 따라 그 손금여부의 인정이 달라지게 되었는데 이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만한 이유설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사료됩니다.

법무법인 대종박흥수변호사 (이메일: hspark@daejonglaw.com,블로그:http://blog.naver.com/gmdt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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